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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영어 배우기

[영국인 기자의 콩글리시 비판] 터무니없이 비싼 영어교육비 2탄

by 성공한그대 2008.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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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워라
무리한 도전은 실패 지름길, 당장 가능한 것부터
복습 없이 수업만 듣고 효과 보려 한다면 ‘도둑놈’


삶의 모든 것이 다 그렇지만 한 가지 일에 100%를 쏟아 붓지 못하면 성과 역시 불만족스럽게 마련이다. 영어 공부도 마찬가지다. 비현실적인 목표를 세워놓고 그걸 이루기 위한 노력도 제대로 기울이지 않는다면 결과는 보나마나 실패다.

너무 많은 학원들이 아침 이른 시각부터 밤늦게까지 초만원 사례를 이룬다. 수강생은 대개 출근(등교) 전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필사적으로 영어 공부에 매달리는 직장인(학생)들이다. 그러나 이들 중 줄잡아 절반은 졸려서, 너무 피곤해서 눈조차 제대로 못 뜬다.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건 물론, 시간이 없어 과제를 완벽하게 해오는 수강생은 손에 꼽을 정도다. 상황이 이런데도 왜 이들은 영어 공부에 목숨을 걸까?

영어학원에서 만나는 한국인들의 ‘영어 배우는 목적’은 하나같이 비현실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스스로를 지나치게 혹사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인은 천성적으로 열심히 일한다. 밤늦은 시간까지 직장에 남아 야근도 불사하기가 예사다. 그러면서도 ‘단지 학원 수업을 듣기 위해’ 이튿날 새벽 5시면 일어나 집을 나선다. 이런 강행군이 계속되면 일도, 공부도 제대로 해내기 어렵다. 뇌 의학에 따르면 수학적이고 논리적인 뇌는 다소 피로를 느껴도 제 몫을 수행하지만 언어와 감성을 담당하는 뇌는 피곤할수록 그 기능이 급격히 저하된다.

영어학원에서 내주는 과제는 그때그때 끝내는 게 좋다. 수업 중에도 산만하게 굴지 말고 100% 주의를 집중해야 한다. ‘수업 시간에 앉아 있기만 하면 스펀지가 물을 먹듯 영어실력이 나아지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수업 시간에 꾸벅꾸벅 졸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란 경험이 있는가? 앞으로 그런 일이 또 생기면 미련 없이 짐을 싸 집으로 가는 편이 훨씬 바람직하다. 영어 시간에 주어지는 과제는 대개 그날 배운 지식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과제를 하는 과정에서 수업 시간에 익힌 정보가 뇌 속에 공고하게 입력되는 것이다. 과제 없이 수업만 듣는 생활이 반복된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式) 학습에 그칠 공산이 크다.

학원에 가지 않고 독학으로 영어를 마스터하겠다고 결심했을 경우에도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라’는 충고는 달라지지 않는다. 작지만 실현 가능한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완수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어려운 영어소설을 골라 매일 한 장(chapter)씩 독파하겠다”는 목표는 비현실적이다. 그보다는 “초보자도 도전할 수 있는 쉬운 영어소설을 한 권 사서 매일 세 단락(paragraphs)씩 읽어야지”와 같은 목표를 세우는 게 좋다. 무리한 도전,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은 누구에게도 혜택을 주지 않는다.
 


교재 선택은 깐깐하게
‘전문가’ 타이틀이나 학원 강매에 휘둘리지 마라
 영어·교수법에 해박하고 경험 많은 저자 택해야


불과 얼마 전만 해도 한국인은 몇 안 되는 교재로 영어를 공부해왔다. 책이나 잡지, 영자신문 등 구할 수 있는 자료의 선택권도 많지 않았다. 이젠 다르다. 요즘 한국 서점가는 엄청나게 다양한 필자들이 쓴 영어 교재로 홍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소위 ‘전문가’의 손을 거쳤다는 이 교재의 상당수는 단순할지언정 훌륭하다고 말할 수 없는 수준이다. 심지어 대형 학원이 펴냈다는 교재도 종종 철자나 문법상의 실수가 드러난다. 수업용으로 쓰기엔 치명적인 오류가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영국 속담 중 ‘바보와 돈은 금방 멀어진다(A fool and his money are soon parted)’는 말이 있다. 속속들이 잘 살펴보지도 않고 돈을 들여 영어교재를 구입한다면 훗날 그 책이 당신의 요구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했다 해도 책임은 당신에게 있다. 한국에서 ‘깊은 영어적 소양을 갖춘 사람들’이 썼다는 교재 중엔 단지 몇 년 간의 현지 경험에만 의존해 덜컥 출간된 책이 의외로 많다.

저마다 ‘내가 전문가’라고 외치는 필자들 사이에서 정말 풍부한 경험을 갖춘 저자를 가려낼 수 있어야 한다. 가급적 영어와 교수법에 두루 해박한 사람이 좋다.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해낸 책을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멀티미디어 시대에 걸맞게 요즘 나오는 교재 대부분은 CD나 다운로드 가능한 오디오 파일 등 시청각 콘텐츠를 겸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습용 교재를 살 요량이라면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꼼꼼하게 점검하고 연습문제나 각 항목에 대한 설명이 이해하기 쉬운지 살펴야 한다. ‘이 정도면 되겠다’는 확신이 서지 않으면 절대 지갑을 열어선 안 된다. 학원은 수강생에게 으레 자신들이 만든 책을 사라고 강요한다. 그러나 이때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누가 쓴 책인지, 내 학습목표를 달성하는 데 적절한 구성을 갖추고 있는지, 책을 미리 써본 다른 학습자의 평판은 어떤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는 말이다. 이 모든 질문에 만족스러운 답을 얻지 못했다면 울며 겨자 먹기로 학원이 강매하는 교재를 구입하고 그 학원에 다닐 필요가 없다. 과감하게 더 나은 다른 학원을 알아보는 편이 현명하다.
 

‘자료의 보고’인터넷
신문기사ㆍ오디오파일ㆍ동영상 강의·메신저…
돈 안 들이고 ‘나만의 학습자료’를 만들어라


언어 학습자에게 웹 공간은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소중한 자원이다. 인터넷 사용료나 전기료만 감수한다면 완벽하게 공짜로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읽기 자료, 오디오 파일, 비디오 클립 등 수록된 자료의 종류도 방대하기 때문이다. 인터넷만 잘 활용해도 강사의 도움 없이 입맛에 맞게 학습계획을 짜고 영어를 공부할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와 관련된 텍스트를 웹에서 검색해 학습 자료로 쓸 수도 있다. 야구나 바느질, 정원 손질, 연날리기 등 어떤 분야든 인터넷엔 각각을 주제로 한 ‘아주 잘 쓰여진 영어 텍스트’가 지겨울 정도로 널려 있다.

더욱이 세계적인 영자신문과 잡지들은 시시각각 쏟아지는 뉴스기사 전문을 무료 온라인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조선일보가 운영하는 조선닷컴(chosun.com)도 영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전문가 집단에 의해 정련된 고급 자료를 마음만 먹으면 손쉽게 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처음부터 모든 기사를 다 다룰 필요는 없다. 눈길을 끄는 것, 평소 관심 있었던 주제부터 시작하면 된다.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이나 광우병 쇠고기 파동 등 한국인의 눈길을 끄는 기사부터 찾아 읽는 건 어떨까? 동영상 강의나 TV 프로그램 등과 같은 시청각 자료도 열의만 있다면 얼마든지 인터넷에서 검색할 수 있다. 물론 무료로!

인터넷 사용이 좀 더 자유롭다면 다양한 미디어 자료를 편집해 ‘나만의 학습 자료’를 직접 만들 수도 있다. 다양한 채널을 갖춘 인터넷 라디오 방송이나 각 사이트들이 제공하는 오디오 파일 역시 꽤 훌륭한 학습 자료가 된다. BBC 라디오(bbc.co.uk/radio) 등 일부 사이트는 학습자가 MP3플레이어 등에 파일을 내려 받은 후 언제 어디서든 들을 수 있게 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한때 ‘영어도 공부하고 외국 친구도 사귄다’는 명목으로 국제 펜팔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당시 사람들은 국제우편으로 편지를 띄운 후 긴 시간을 지루하게 기다려 겨우 답장을 받곤 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다. 무료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해 세계 각국의 영어 학습자들과 만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스카이프(www.skype.co.kr)나 비트와이즈IM(www.bitwiseim.com), 사이트스피드(www. sightspeed.com) 등의 화상통신 사이트, 구글토크(www.google. com/talk)나 MSN 메신저(windowslive.msn.co.kr/wlm/messenger) 등의 인스턴트 메신저 서비스를 이용하면 세계 어느 곳에 있는 사람과도 통화하거나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마음 먹기에 따라선 온라인상에서 특정 주제를 놓고 영어로 토론하는 스터디그룹을 만들 수도 있다. 영어공부를 할 때 인터넷을 최대한 활용해라. 인터넷은 옛날 학습자들은 누릴 수 없었던 사치일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최고의 스승이기도 하다.
 

영어는 학습자가 자신의 목표를 분명히 세우고 그에 책임지기만 한다면 전혀 돈이 많이 드는 학문이 아니다. 다만 돈을 아끼려면 교재에서부터 학원, 학습법 선택에 이르기까지 매사 신경질적일 만큼 까다로워져야 한다. 금쪽 같은 당신의 돈과 시간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목표를 정해 차근차근 달성해나가는 게 그 다음 단계다. 이 공식만 잘 지킨다면 아무리 경제난이 덮쳐와도 실속 있게 ‘영어 잘하게 되는 그날’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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