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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영어 배우기

[영국인 기자의 콩글리시 비판] 터무니없이 비싼 영어교육비 1탄

by 성공한그대 2008.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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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야 잘 가르친다?
돈 안 들이고도 영어 잘할 수 있다
요즘 한국 사회를 보고 있으면 폭풍전야의 긴박한 기운이 감지된다. 광우병 쇠고기 파동,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 독도 논란….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건 미국 경제 쇠퇴에 따른 세계적 불황이 한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1990년대 말 이른바 ‘IMF 위기’를 겪은 후 10여년간 한국 경제는 상당히 평탄한 수준을 유지해왔다. 그 덕분에 요즘 젊은 세대들은 불황기에 살아남을 수 있는 아이디어가 전무하다. 경제전문가 집단이 쏟아내고 있는 암담한 예언이 맞아떨어진다면 젊은이들은 얼마 못 가 자신의 아이디어 빈곤을 깨닫고 좌절하게 될 것이다.

가계 사정이 빠듯할수록 대부분의 가정은 지출 규모를 다시 산정한다. 갑작스레 여윳돈을 만들어낼 수 없는 게 일반적인 가계 사정이기 때문이다. 긴축재정에 돌입하면 부모는 주말 놀이공원 나들이를 줄이는 건 물론, 맘먹고 장만하려던 컴퓨터 구입 시기도 늦춘다. 경우에 따라선 무리해서 보내던 자녀의 값비싼 어학원을 끊을 수도 있다. 재정적 곤궁기에 사람들이 지출 규모를 줄여나갈수록 한국에서 영어를 배우는 일 역시 타격을 입게 된다. 그러나 요즘 한국인에게 영어로 말하는 건 더 이상 사치가 아니다. 영어로

▲ 일러스트 유재일
의사소통 하는 능력은 단순히 외국여행 갔을 때 길을 묻기 위해 필요한 게 아니다. 글로벌 경제 시대에 영어로 말을 주고받을 수 없다면 세계 어느 나라와도 원활하게 일할 수 없다.

이 시점에서 한 가지 질문이 떠오른다. 어떻게 하면 영어학습 능력에 영향을 끼치는 불경기를 중단시킬 수 있을까?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영어공부를 포기하지 않고 영어학습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묘안은 없을까? 정답은 한마디로 ‘쉽지 않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영어를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면 방법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몇 가지 간단한 원칙만 잘 따르면 별로 돈 들이지 않고도 ‘영어 마스터’에 성공할 수 있다.
 

학원을 믿지 마라
비싸다고 좋은 학원 아니다, 내 목적에 맞아야
강사가 알아서 해결해 줄 거라는 기대 버려라


‘알뜰한 영어 학습’을 결심한 당신이 가장 먼저 수첩에 기입할 건 “오로지 내 자신만이 나(혹은 내 자녀)의 영어 실력이 얼마나 향상됐는지 책임진다”는 주문이다. 한국에선 너무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본격적인 영어학습에 앞서 학원을 맹목적으로 신뢰할 채비부터 한다. 꼭 학원에 다녀야겠다면 그 학원에 대해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비싼 학원이 꼭 좋은 학원은 아니다. 당신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곳인지, 당신이 지불하는 돈에 걸맞은 가치를 제공하는 곳인지 확실히 해야 한다.

많은 이들은 학원에 도착하면 강사가 나눠주는 몇 개의 자료를 읽은 후 생각한다. “오케이, 다 이해되네 뭐.” 그들 중 대부분은 적지 않은 돈을 매달 꼬박꼬박 학원에 건네면서 말한다. “좋아요. 이대로 계속 제게 영어를 가르쳐주세요!” 이런 행동은 자기통제와 책임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학원 강사가 과연 영어에 관한 당신의 문제, 이를테면 어떤 점에 강하고 어떤 점에 약한지, 당신이 개인적으로 세운 목표가 무엇인지 따위를 직관적으로 파악하고 있을까? 적지 않은 영어 학습자가 ‘모르긴 해도 날 가르치는 강사는 분명히 나에 대해 잘 알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학원 강사의 80~90%는 수업 중 당신에게 어떤 질문도 던지지 않는다. 그저 미리 짜놓은 수업 계획에 따라 기계적으로 진도를 맞출 뿐이다. 원어민 강사라고 해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한국 문화나 영어에 대한 언어학적 지식 없이 입국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원어민 강사가 자신의 취약점을 귀신같이 찾아내 기적처럼 실력을 향상시켜줄 거라고 기대한다면 틀림없이 실망하게 될 것이다.

강사들은 대개 하루 종일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게 마련이다. 학급 규모는 개별 지도가 불가능할 정도로 비대한 경우가 태반이다. 스태프들 역시 수강료 챙기기만 급급할 뿐 수강생 개개인의 요구사항에 대해선 무관심하다. 그들의 유일한 관심사는 ‘학원’이란 사업체가 유연하게 굴러가도록 하는 것이다. 수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학원 측에 불만을 제기하면 학급이나 강사는 바뀔지도 모른다. 그러나 새로 배정된 강사는 당신이 애타게 찾는 ‘기적의 영어 학습법’을 제안해줄 수 있을까? 알 수 없는 일이다.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가장 먼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영어학습에 대한 ‘책임감’을 스스로 인식하는 것이다. 학원을 고를 땐 지금보다 훨씬 까다롭게 굴 필요가 있다. 학원 수강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게 정확하게 뭔가? 그걸 얻기 위해선 어떤 학습방식이 가장 효과적인가? 무턱대고 학원행을 택하기 전 어휘나 문법, 유창한 회화 실력을 갖추기 위해 당신 스스로는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가?
 

내 공부는 내가 하는 것
취약점을 파악해야 해결책도 보인다
강사에게 뭘 배우고 싶은지 분명하게 말하라


“영어를 잘했으면 좋겠어요”란 말은 목표(goal)가 아니다. 단지 꿈(dream)일 뿐이다. 적어도 “일주일에 50개씩 사용빈도가 높은 단어를 골라 암기할 거야” 정도는 돼야 목표라고 불릴 만하다. “문법 실력을 좀 늘려야 하는데…” 하는 식의 넋두리도 마찬가지다. “이번 기회에 전치사 사용법을 확실히 익혀야지!”와 같이 분명한 학습 대상을 정해야 목표가 된다. 자신의 취약점을 분명히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그래야 각각의 문제에 대한 최선의 해결책도 보인다.

새로운 학원에 등록했다면 첫째 날 강사에게 “가정법 구문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었으면 한다”와 같이 자신이 원하는 바를 분명하게 말해라. 그렇다 해도 수강생이 많은 대형 교실이라면 수업의 절반 이상은 엉뚱한 내용을 익히느라 자신의 취약 부분을 제대로 보강하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 일정 시간은 ‘정말 배우고 싶은 내용’에 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공부한 30분은 혼자 집에서 문법책과 씨름하는 4시간보다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다시 한번 명심하자. ‘일반적인 회화 공부’나 ‘유창한 영어 실력’ 같은 말은 절대로 구체적인 목표가 될 수 없다. 더욱이 영어회화 학원을 수강하려는 이라면 더더욱 자신이 필요로 하는 내용을 구체화해 선택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영어회화를 공부하려고’가 아니라 ‘○○에 필요한 영어회화를 공부하려고’가 돼야 한다는 말이다. 단어 암기법을 알려주고 문법도 가르치면서 옆 사람에게 영어 농담 건네는 법까지 일러주는 학원은 없다. 돈을 쓸 땐 최대한 이것저것 따져보고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교사나 학원 강사가 당신의 마음을 훤히 꿰뚫고 있다는 건 착각이다. 물론 그들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하겠지만 그것이 정말 당신을 위한 최선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최선을 알고 있는 건 오로지 한 명, 당신 자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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